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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관잡록(稗官雜錄)](12) 알라는 왜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게 했을까?

기사승인 2019.01.03  13: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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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 요인에 의한 특이한 종교 경관 형성

이슬람교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이슬람교의 경전인 쿠란(Quran)에는 먹을 수 없는 음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돼 있다. 돼지고기, 죽은 고기, 동물의 피와 그 피로 만든 음식, 그리고 유일신 알라(Allāh)의 이름으로 기도문을 외우지 않고 도축한 것들은 하람(Haram)이라 하여 금기사항으로 규정해 놓았다.

반면 양, 소, 염소, 낙타 등의 초식동물을 알라의 이름으로 도축한 것들은 할랄(Halal)이라 하여 허용되는 음식이 된다.

그렇다면 알라는 왜 돼지만을 특별히 언급하여 먹지 말라고 명했을까?
이에 대하여 돼지가 보유한 기생충이 인간의 몸에 해롭다든가, 높은 온도의 사막기후에 돼지고기가 쉽게 상하여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크다고 여기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있다.

또한 털로 몸을 보호하거나 땀을 흘려 체온조절을 할 수 없는 돼지가 외부의 습기를 이용하기 위해 물기가 있는 진흙 속을 뒹구는 습성을 불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덥고 척박한 건조기후 지역에서는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돼지보다는 양, 염소와 같이 풀만 먹어도 인간에게 우유와 고기, 가죽을 제공하는 동물을 사육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어서 사회적 관습으로 굳어졌고 이러한 흐름이 종교적 금기로 명문화되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생태학적으로 돼지 사육이 가능한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들은 이슬람 문화권의 외곽선을 이루고 있다. 돼지고기를 일종의 소울 푸드(soul food)로 생각하는 중국에서 이슬람교의 지위는 미미하다. 요컨대 이슬람교의 지리적 한계는 돼지 사육이 적합한 지역과 고온건조하여 돼지 사육이 어려운 지역의 경계선에 갇혀 있다.

Muslim distribution (사진=위키피디아)

돼지에 대한 금기는 19세기 중반 인도에서 충돌을 불러왔다.
1857년 5월 델리에서 영국 동인도 회사에 고용된 인도인 용병 세포이(Sepoy)들이 영국에 대항하여 무력 항쟁을 일으킨 것이다. 그해 1월 “새로 보급된 신식총의 탄약통이 녹슬지 않도록 소기름과 돼지기름을 바른 종이로 포장해 놓았는데, 그 종이를 입으로 끊어야 사용할 수 있다”는 통보가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소를 신성시하는 힌두교도와 돼지를 금기시하는 이슬람교도로 구성된 세포이의 항쟁(1857~1858)은 당시 영국의 지배에 불만을 품고 있던 상인들과 도시 빈민, 농민들이 동조 가세하여 인도 각지로 확산되었다. 그러나 영국은 이를 무자비하게 진압하여 무굴제국을 해체하고 빅토리아(Victoria) 여왕이 새로운 인도제국의 황제를 겸직하며 이른바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의 위세를 이어갔다.

변자형 기자 asadano@gmail.com

<저작권자 © 한국여성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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