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인권운동가 故 김복동 할머니 날아 오르다
열네 살 나이에 먼 타국으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가 되는 지옥같은 시절을 살아 남아 피해자라는 허물을 벗고, 여성인권운동가로서의 운명을 다시 개척했던 고 김복동 할머니가 지난 28일 93세를 일기로 타계하였다.
1992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밝힌 후, 피해자의 이름으로 세상에 나섰지만 스스로를 '할매나비'라고 소개하며 유엔인권위원회, 미국, 영국, 독일, 노르웨이 등 세계 곳곳 전국 각지를 마다않고 달려가 전시성폭력 피해자 지원과 연대활동을 하며 진실과 평화를 외쳐 왔다.
1926년 경상남도 양산에서 넷째 딸로 태어나 1940년 일본군 성노예로 연행되어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일본군의 침략 경로로 끌려 다녔고, 1945년에는 싱가포르 육군병원에서 간호사로 위장당하여 일본군인 대상 간호노동을 하기도 하였다. 1947년 끌려간 지 8년 째 되던 해에 귀향하였으나 1992년부터 공개활동을 시작,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안연대회의에서 증언하고 세계인권운동 등의 참석과 캠페인 등을 통해 평화와 인권운동가로서의 활동을 해왔다.
고 김복동 할머니의 장례는 2월1일(금) 일본대사관앞에서 시민장으로 엄수되었다.
박자애 기자 myalpha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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