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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들꽃 여정] ③ 휴양도시 포카라로

기사승인 2019.03.18  1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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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미세먼지와 카트만두의 흙먼지는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다를까.

카트만두(Kathmandu)에서 포카라(Pokhara)로 가려면 트리뷰반 하이웨이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왕복 2차선이고 좌측통행입니다. 도로면은 울퉁불퉁합니다. 고속도로라고 해서 정속주행으로 드라이브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면 즉시 생각을 거두는 편이 좋습니다. 시때 없이 큰 괴물트럭이 중앙선을 넘어 달려옵니다. 실제로 울긋불긋 치장한 거대트럭이 차선을 넘어 당당하게 달려오는 바람에 갓길도 없는 흙두덩을 몇 번이나 기우뚱거리며 피해야 했습니다.
 
포카라까지의 거리는 200킬로미터입니다. 시속 100㎞ 주행시 2시간, 60㎞ 주행시 3시간 20분, 50㎞ 주행시 4시간이 소요됩니다.
일요일, 네팔의 월요일입니다. 고장 난 트럭을 만나면 10시간 이상도 걸리는 길임을 감안해서 8시간 만에 도착 예정으로 일찍 일어나 6시에 출발했습니다. 그러니까 평균 시속 25㎞를 고수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고속도로변 버스정류장

포카라로 가는 길은 정말이지 흙먼지가 너무 심합니다. 길가의 상점 앞에 서성거리는 사람들조차 두텁게 쌓인 먼지층을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3년 전보다 전기 사정은 놀랄 만큼 좋아졌지만 카트만두를 벗어나 정상을 지나고 톨게이트를 한참 지난 후까지도 먼지구름 속을 피할 수 없습니다. 또한 움푹 파인 구덩이가 가던 길을 멈추게도 하고 미처 발견하지 못했을 때는 몸이 공중으로 솟구칩니다. 마치 하루종일 자갈밭을 거칠게 달리는 것 같은 덜컹거림은 포카라에 도착해서야 잠깐 멈춥니다.

톨게이트라고 해봐야 무슨 작은 움막 정도의 모습입니다. `저게 톨게이트다`라고 가르쳐주지 않으면 모릅니다. 어느 틈에 허름한 복장의 관리인이 운전자에게 다가와 불쑥 손을 내밀어 현금으로 통행료를 징수합니다.

트리부반 톨게이트(Tribhuvan tollgate)

■ 전기사정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불안정하다.

드문 드문 나타나는 마을의 마당에서 생수병에 담은 물로 양치하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남은 물을 손바닥에 찔금 흘려서 얼굴을 닦습니다. 비누 같은 것까지는 필요없나 봅니다.
시내에서조차 물은 매우 귀합니다. 1주일에 딱 한 번 한 시간 동안만 물을 공급하기 때문에 이때는 꼭 붙어서 사용할 물을 받아놓아야 합니다. 
어쩌다 샤워를 하더라도, 세탁을 하더라도 사용한 물을 버리지 못합니다. 변기와 밭에 뿌리는 용도로 이용합니다.

화장실은 휴지 문화가 없습니다. 어느 집에 세탁기가 있다면 그건 십중팔구 무용지물입니다.
어떤 사람의 복장이 말끔하지 않고 두발이 헝클어져 있다면 혐오스럽게 바라보겠습니까? 아닙니다. 만일 하이힐이나 신사화를 신게 되었다면 클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을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도로변 지장전주(전봇대)

전기는 예고 없이 끊기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퍽하고 공급됩니다. 집집마다 안정기나 트랜스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부정기적인 전기 공급 때문에 고장이 빈번합니다.
최근에 설치한 지장전주(전봇대)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사각형태입니다. 뱀이 출몰하는 지역이 아닐텐데 왜 사각 전주에 철조망까지 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 트리뷰반하이웨이로 7시간여만에 도착

중간에 병원에서 약사로 근무하고 있는 비루타파와 그의 아들인 비쎄스가 동행을 위해 합승했습니다. 비루타파의 아내는 간호사이고 비쎄스는 한 달간 방학이어서 따라왔다고 합니다.

포카라 트립티게스트하우스

길 한편에 닭을 싣고 가던 트럭이 반토막나듯 중간이 폭삭 구부러져 있고 경찰이 조사중에 있습니다. 운전자는 보이지 않는데 무사하기를 빌며 지나쳐갑니다. 
네팔은 운전보험 제도가 없습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온전히 가해자 선에서 책임져야 합니다.
방영숙 선생의 말에 의하면 의료보험 제도도 없습니다. 아프거나 다치면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산시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을 때 1십만루피(1백만원) 가량을 부담해야 한다고 합니다.

포카라에는 예정시간보다 30분 절약된 7시간 30분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2년 전에 오픈한 포카라 트립티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바로 동굴과 호수 탐방에 나섰습니다.

밀크찌아와 지니(설탕)

■ 포카라 일대의 동굴과 호수 탐방

포카라에는 두 개의 동굴과 세 개의 호수가 산재해 있습니다.
마힌드라 구파와 박쥐동굴은 인접해 있는데 낮 시간이라 동굴 천장에는 무수히 많은 박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입장료는 각각 150루피이고 동굴 진입 전에는 사랑기 연주를 부탁했지요. 날씨가 무척 덥습니다.

[좌]마힌드라 구파 동굴(Mahendra Gupha Cave), [우]박쥐동굴 천장의 잠 자는 박쥐들
[좌]마힌두라 구파 입구, [우]동굴 입구에서 사랑기(Sarangi) 연주하는 두 청년

루빠레이(루빠딸)호수는 포카라 시내에서 1시간 가량 갑니다. 호수가에서 밀크짜이를 마시고 보트를 타고는 30분 가량 이동해서 베그나스 호수의 길이 5백미터 가량되는 둑길을 걸어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차 안에서 노래를 부르며 피곤을 쫓습니다.

[위]루빠레이 호수(Rupa Lake), [아래]베그나스 호수(Begnas Lake)

오늘 세 번째 편지는 더 길어질 것 같아 이만 맺습니다.

이택규 기자 we-eng@hanmail.net

<저작권자 © 한국여성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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