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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감성과 깊은 배려로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기사승인 2019.03.21  10: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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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바 알머슨(Eva Armisén) 전시회

“전시회를 본다는 것은 누구의 집에 초대받는 것과 같습니다.”

한국에서 그 이름이 더 많이 알려져 있다는 스페인 작가 에바 알머슨의 전시회 초입에 쓰여 있는 말이다.

이 말처럼 전시회는 작가의 내면세계를 보여 주는 작품들로 구성된 ‘방’을 지나 점차 세상과 소통하면서 서서히 사람들과 함께 해 나가는 작품 세계를 보여 준다.

동시에 그녀의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을 손님으로 초대했다가 친구로 나갈 수도 있을 만큼 따뜻한 감성과 밝은 색감으로 간결하면서도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어린아이와 같은 표현 기법은 그녀의 작품을 보는 많은 이들에게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하고 웃음 짓게 하고 그립게 한다.

진부하다 싶은 표현일지 몰라도 그 시절 내가 사랑했던 풍경 속에, 당시에는 어디에 있는지 잘 알 수도 없었던 나라의 어떤 여자 사람이 함께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은 그녀와 나의 감성이 많이 닮아 있는 것이어서였을까?

작가와 비슷한 성장 과정을 거친 듯이 조금은 이국적인 풍경과 색채로 그려진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낯설지가 않았다.

행복을 그리는 화가 - 에바알머슨전

전시회는 엄마의 손을 잡거나 혹은 이끌려서 온 아이들과, 작품에 대한 설명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해주려는 도슨트들의 소곤거림이나 열성적인 해설 등으로 어수선하다싶은 정도였다.

하지만 키가 작은 아이들은 앞에 앉히고 부모들은 그 뒤에서 따라 가면서 도슨트의 해설을 열심히 경청하는 모습이 여느 전시회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으로 에바 알머슨의 한국에서의 인기를 실감나게 했고, 그 와중에도 순간순간 몰입해서 뭉클하기도 하였으니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하였다.

한국인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그녀의 전시회는, 그녀의 첫 작품인 ‘활짝 핀 꽃’이라는 작품으로 그녀의 집을 찾은 이들을 맞이하여 조금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유치하고 화려한 색감으로 시작을 한다,

숨김없이 자신을 드러내어 보는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눈매가 선해지고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가도록 밝은 빛을 내어 준다.

자신을 꽃으로 표현한 작가는, 우리 각자의 내면에는 꽃이 있고 ‘나’는 그것을 알고 있으니 스스로를 속이지 말라고, 그 어떤 바람이 불어와도 ‘나’를 위한 마음의 실가닥을 놓지 말라고, 글과 그림으로 환영의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어린 시절에 너무 소심해서 말이 아닌 글로 소통하면서 10살 무렵부터 그림의 세계에서 자신만의 우주를 마음껏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작가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달콤하게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잠깐이라도 행복해지고 싶어 전시회를 찾았던 이들은 단순함 속에 함축적으로 보여지는 작가의 깊은 정서적 배려와 여성으로서의, 사람으로서의 사고의 연대와 자신을 둘러 싼 환경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의 담백한 표현에 놀라기도 한다.

작가의 방에서는, 사랑하는 마음과 행복을 작가적 시각으로 풀어 낸 작품들로 세상이 어떠하든 우리 안에 언제나 타오르고 있는 사랑의 불꽃으로 ‘나’를 괴롭히는 두려움, 근심, 걱정을 그림 속에 가두라고 말한다.

그리고 나서 이름을 붙여 두고 언제고 내가 꺼내어 직면하거나 다시 가두어 둘 수 있을 정도로 내면의 힘을 길러, 종내에는 어떤 인생이든 받아들일 수 있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용기를 내어보도록 이끈다.

두 번째 방부터는 배경과 소품으로 작품에 변화를 주어 우리 주위에 늘상 있어 왔으나 깨닫지 못했던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돌아보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으로부터 시작해서 점차 사회속의 우리들 방으로 의식과 행동을 확장해 나간다.

이후 작품에서는 우리나라와의 각별한 인연으로 인해 작품 속에 한국의 풍경이 담기기도 하였는데, 2016년에는 제주 해녀들의 물질을 보고 바로 스케치해두었다가, 영화 “물숨”의 감독 고희영이 담아낸 제주 이야기인 “엄마는 해녀입니다”라는 동화책을 내기도 하였다.

전시회는 3월31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계속된다.

박자애 기자 myalpha @daum.net

<저작권자 © 한국여성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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