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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여 년 전 한국 천주교회 태동한 성지

기사승인 2019.06.07  23: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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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암회 주최로 천진암 성지순례

지난 25일(토) 명동성당 광암회(회장 신윤훈)가 주관하는 천진암 성지순례가 진행됐다. 천진암(天眞菴)은 불교사찰 이름을 가진 한국천주교 발상성지다. 이번 성지순례는 명동대성당 사목협의회 내 장년봉사분과 광암회(10명), 범우회(5명), 선교봉사분과 꾸리아(10명)가 참여하여 도합 25명이 함께 했다.
성지순례 참가자들은 오전 10시에 명동성당을 출발해,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우산리의 천진암 성지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이어 점심을 들고 창립성현 5위묘역까지 500m의 강학로를 걸으며 기도를 이어갔다.

① 22m 높이의 세계 평화의 성모상  ② ‘천진성지’ 글자가 새겨진 천진암 들머리의 바위  ③ 사도들의 모후 성모성당 미사봉헌

18세기 후반, 성호좌파 계열의 녹암 권철신은 매년 신진 학자들과 외딴 절에 모여 다양한 학문을 두루 다루는 강학을 가졌다. 1779년 겨울 강학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은 광암 이벽이 주어사(走魚寺)를 찾아갔으나 강학회는 이미 천진암으로 변경된 뒤였다. 이벽은 날이 어두워졌음에도 불구하고 한겨울 눈 덮인 앵자봉(667m)을 넘어서 천진암에 당도하여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경전을 토론하였다.
강학의 참석자는 권철신, 정약전, 김원성, 권상학, 이총억, 이벽 등 최소 6명이며 이들은 서학서(西學書)도 검토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학에 관심을 기울인 일부 참석자는 이후 학문으로의 서학이 아닌 신앙으로 천주교를 받아들이게 됐다.

④ 천진암 강학당 터  ⑤ 광암성당 성체강복  ⑥ 오른쪽부터 녹암 권철신 암브로시오(1736∼1801), 직암 권일신 프란치스코 하비에르(1742∼1791), 광암 이벽 세례자요한(1754~1785), 만초 이승훈 베드로(1756~1801), 선암 정약종 아우구스티노(1760~1801)의 무덤. 천주교(天)의 진수(眞髓)가 이곳이기에 천진암인 것인가.

천진암 성지화 사업은 1979년에 첫 삽을 뜬 이후 이웃 종교, 지역 주민들과 마찰도 겪고 해결도 보면서 40년을 지속하고 있다. 이벽(세례자 요한)이 1779년 이 땅에서 서학을 천주교 신앙으로 승화시킨 천진암강학회 300주년이 되는 2079년 완공을 목표로 100년 계획의 대성당 건축이 진행 중이다. 대성당이 들어설 부지는 현재도 지반을 단단하게 다지는 기초공사 중이어서 기둥자리 정도만 표식이 되어 있다. 그런데 공사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알 길 없는 일반 신자 입장에서는 작업이 다소 더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이번 성지순례를 주관한 명동성당 광암회는 광암(曠菴) 이벽(李檗)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복음전파와 이웃사랑을 실천하고자 지난 1985년 6월 12일 창립되어 35년을 이어오고 있는 평신도 사도직 단체다.

변자형 기자 asadano@gmail.com

<저작권자 © 한국여성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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