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어가고` / 오서아 시인 |
한 해가 저물어가고
오서아
한 차례 눈 내려 그늘진 곳
발길 닿지 않은 비탈진 벼랑에
잔설이 시푸름 얼어가네
바삐오는 겨울밤 깊어가는 창가에
불 밝혀 책 펴고 더운 김 서리는 찻잔에
여울지는 상사 잠들지 못하여
아득히 사라져가는 무엇들
애잔이 부르며 끌어 안고
틈새 열어 감아시쳐도 보고
하오면 아직은 더디 달아나리라
밤새 눈 붉고 침침하여지고
그예 흐리어 지워져가네
작은 햇살 비껴드는 사이로
우짖는 새소리 귀를 기울이나니
흔들리는 가지 끝에 피어오른 싸늘함
따스하게 어루이는 새 날 오기를
▶시월이 들어 강원도엔 눈이 내렸다한다. 11월 초엔 체감온도가 영하라는 강추위를 예보하니 위의 시에서 잔설이 곧 보여질것 같다. 시인은 자연과 바람을 노래하며 따스한 새날을 기다린다.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여성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