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정
이육사
매운 계절(季節)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北方)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高原)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절정은 1940년 <문장>에 발표된 이육사의 시다.
일제강점기에 식민지 백성들의 고난을 혹한 추위의 겨울에 담아내었다. 무엇을 기대하여야 하는지 암울한데 한발자욱 내딛는 발걸음도 무겁기만 하다. 나라는 온데간데없고 말도 없어지는 위기에 시인은 눈을 감는다. 내 나라와 내 산천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시인은 북방의 고원과 겨울을 묘사하였다.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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