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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김유정문학관에서 눈물 고이다

기사승인 2020.06.12  14: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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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이상, 나도향… 결핵으로 요절한 천재작가들이다. 20대의 죽음… 윤동주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는 일본의 생체실험 희생자였다.
김유정은 짧은 생애에 비해 많은 작품들을 냈다는데 내가 아는 작품이라고는 고작  봄봄 소낙비 동백꽃 정도이다. 아는게 없었고 단지 농촌을 배경으로 한 소설 정도만이 내 머리에 남아있던 그다지 아는게 없었던 작가 중 하나였다.

하여 무더위를 무릅쓰고 김유정 문학관에 다녀왔다.
생가를 비롯 봄봄의 주인공들에 대한 귀여운 동상들, 기념 문학관 등이 있는 아늑한 동네는 그의 작품에 영감을 줄 정도로 아름다웠다. 주변의 산세들로 에워싼 아늑한 마을은 산으로 둘러쌓여 떡시루처럼 옴팍 들어갔다하여 ‘실레마을’이라 불렸단다. 그의 여러 작품들의 배경과 주인공들이 실제 인물이었고 스토리도 실재했단다. 바로 그 무대인 것이다.

①문인의 이름으로 김유정역은 유일하다. ②역에서 나와 조금만 걸으면 문학촌 입구가 보인다. ③생가라고는 하는데 실제와 다를 것이라는 이견도 있다. ④<봄봄>에 등장하는 데릴사위와 마름 그리고 딸. 예비사위는 봄에는 장가 들 것이라는 믿음으로 무보수 노동을 하지만, 예비장인은 번번히 아직 딸이 크지 않았다며 거절한다. ⑤그의 이야기집에서의 시청각 교육센터를 비롯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기둥은 그의 몇 십년 동안 발행되었던 책들 ⑥히라노 게이츠로의 핸드프린트와 기념패


사실 부모님 고향이 춘천이고 그는 서울 종로에서 출생했다는 설도 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누님과 형의 도움으로 학업을 마쳤으며 휘문고를 졸업, 연대 인문과에  입학했으나 엄마를 닮은 무용가 박록주에 반해 따라다니느라 퇴학을 당했다니, 황당했지만 그 당시 몸이 매우 약해서 결석을 많이 했다라는 설도 있다.
아무튼 학업을 마치지도 못하고 시골 고향으로 들어가서 많은 작품들을 썼으며 조선춘추에 <소낙비>가 일등으로 당선된다. 하지만 건강은 점점 악화, 결국은 결핵으로 일어나질 못하고 한참 혈기방장한 29세에 저세상으로 갔다.
 
그의 문학관에는 일본의 문인들도 방문하여 기념패를 남기고 갔는데 그중에는 히라노 게이츠로도 다녀가서 여간 반갑지 않았다.
그 중 절박한 시간에  친구 안필승한테 쓴 편지는 너무 슬펐다. 돈을 마련해주면 번역을 해줄 것이며 그 돈으로 닭을 고아 먹고 몸을 추스리겠다는… 갑자기 시야가 하얘진다. 명작은 왜 그런 처절한 환경에서만 나온다는 건지. 하기사 나처럼 평범한 인생에서 어떤 좋은 글귀가 회한이 되어 입밖으로 나올 것인가?

눈물이 고인다.
그의 문학사조는 사실주의에 근거한 농촌문학이다. 그당시 소작농들의 몰락상을 그렸고 살기 위해서는 부인을 매춘을 시킬 정도로 사회의 부도덕을 고발하고 있다.
사실 이상의 <날개>에서도 볼수있듯이 농촌은 그당시 아주 심각했던 굴욕적인 여성상들이 존재하지만 이미 자존감은 여성 스스로에게서는 없었고 남편이라는 타자에 의한 여성의 위치가 존재하던  무지의 시절이었다. 이런 사회적 암흑기의 여성을 블랙코메디로 고발했던 작가가 바로 청년 김유정이었다.
 
아쉬운 건 역시 시간이었다.
다음에는 가족을 데리고 좀더 일찍 출발해서 하루를 오롯이 김유정의 날로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며칠 만이라도 그의 작품을 살펴봐야겠다.

(좌)1940년 발행했던 <동백꽃> 그 이전 것도 있었다. (우)박록주 이 여인은 엄마를 닮아서? 공연 관람 후 푹 빠졌다던데, 결국 결혼도 못해보고 가버렸다.

최서현 기자 lavita55@hanmail.net

<저작권자 © 한국여성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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