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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노래, 김삿갓

기사승인 2020.09.16  15: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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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젖은 두만강이 시그널뮤직으로 흐르던 라디오방송 김삿갓으로 익숙했던 어린 시절이 있다. 1964년 4월부터 2001년 4월까지 무려 37년간 11,500회가 방송되었다고 한다. 김삿갓의 노래도 익숙했다. 명국환 원로가수, 이미자, 나훈아, 주현미 등이 김삿갓을 불렀다. 홍서범의 삿갓 삿갓 김삿갓 노래도 생소하진 않다.

조선 평안도는 홍경래의 난이 일어난 곳이다. 김삿갓 김병연(金炳淵)의 조부는 당시 홍경래에게 항복을 하여 역적의 죄를 지었다. 김병연은 영월에서 자랐고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지만, 그 영광을 뿌리쳤다. 김병연은 전국을 돌며 방랑의 길을 이어갔다. 가는 곳곳에 뛰어난 시들을 남겼다.

근대에는 작가들이 김삿갓의 글을 발표했다. 일제강점기 무렵엔 잡지 삼천리와 신문에도 게재되었다. 불의에 항거했었던 김삿갓으로 그의 이야기가 노래로도 유행되었다. 군부시절엔 김삿갓의 노래가 금지곡이 되었다.

2000년 이후 문학 잡지에도 김삿갓의 이야기가 실렸다. 2018년도에는 청운문학도서관 주최(종로구 소재)로 김삿갓의 정통 한시와 파격 한시를 비교 해독하고 문학의 실험정신과 비판정신을 살펴보는 강의를 심경호 고려대학교 한문학과 교수의 진행으로 했다. 한시와 시문학의 비판정신을 깊게 탐독하며 새롭게 제대로 읽는 한시로는 김삿갓의 시를 꼽았다. 방랑시인 김삿갓의 노래에는 시인의 일대기가 적혀있다.

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 삼천리 
흰 구름 뜬 고개 넘어가는 객이 누구냐
열두 대문 문간방에 걸식을 하며
술 한 잔에 시 한 수로 떠나가는 김삿갓

세상이 싫든가요 벼슬도 버리고 
기다리는 사람 없는 이 거리 저 마을로
손을 젓는 집집마다 소문을 놓고 푸대접에 껄껄대며 떠나가는 김삿갓

책 김삿갓 한시를 읽어보면 김삿갓 이전에도 삿갓을 쓰고 다니던 기인들이 있었다. 삿갓을 쓰고 다닌 시인 김병연은 자신의 이름을 어디서든 반드시 밝혔다고 했다.

김삿갓! 그가 이룬 형식과 내용의 파격은 국민문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었다고 했다.

 

삿갓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 번호: 민속038676)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여성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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