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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관잡록(稗官雜錄)](19) 가마귀 눈비 마자

기사승인 2022.01.14  22: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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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과정 중학 2학년 국어 7단원… 오늘은 문학 작품에 반영된 시대 상황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2번째 시간으로 박팽년의 시조 「가마귀 눈비 마자」를 공부했습니다.

취금헌 박팽년(1417~1456)은 성공한 쿠데타(계유정란)를 발판으로 마침내는 왕위까지 찬탈한 최고권력자 수양에 맞서 상왕의 복위를 도모하다 동료 김질(金礩)의 고변으로 붙잡혀 고문을 받고 옥사했습니다. 사후에는 오마분시(五馬分尸)의 거열형까지 당하고 효수됐습니다. 일가 남자들은 연좌제로 모두 죽임을 당하고 여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노비로 전락했습니다.

시집이 멸문지화를 당하고 친정인 대구 관아의 관비로 보내진 둘째 며느리 성주 이씨가 아들을 출산했습니다. 남자아이면 죽이고 여자아이면 노비로 삼는다는 국명이 떨어진 상황이었는데, 때마침 친정의 여종이 낳은 딸과 바꾸어 살육을 면했습니다. 이렇게 박팽년의 혈손은 박비(朴婢)라는 이름으로 종의 자식이 돼 살았습니다. 성종 대에 이르러 사육신은 옳은 일을 했다는 여론에 따라 박비는 신원되고, 새로 ‘일산(壹珊)’이라는 이름을 받습니다. 박일산은 후손이 없는 외가의 재산을 물려받아 묘골에 정착한 뒤 종택을 짓습니다. 대구시 달성군 하빈면 묘리에 사육신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는 육신사(六臣祠)가 있습니다.

1월14일 오늘은 마침 남영동 박종철 열사와 톤즈 이태석 신부의 35주기와 12주기여서 두루 이야기를 엮어 나갔습니다. 문해반 어머니들의 눈가가 반작이고 슬픈 것으로 그렁그렁합니다.

박팽년, 박종철, 이태석… 시대를 떨어 울린 깊고 맑고 파란 영혼들의 숭고한 삶과 죽음 앞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어요?” 87학번 연희(영화 「1987」 김태리 扮)는 무얼 바라 오늘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변자형 기자 asadano@gmail.com

<저작권자 © 한국여성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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