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내려앉은 것은
신민영
일곱 시 그 어느 언저리
지친 숨내만이 가득한 공간
무수한 타이틀 사이에서
자기만의 공간을 탐닉하려는
굽은 어깨들이 메아리칠 때
희뿌연 유리 너머 짙푸른 물결 위로
쏟아지는 바알간 실타래가
그 비좁은 공간들을 잔뜩 헤집고
걱정은 모두 열차에 두고 내리라는
낮은 목소리의 울림이
그사이의 벽을 허물어 내린다
일곱 시 그 어느 언저리
은하수가 내려앉는다
―
기온이 내려가고 하늘에 구름은 빠르게 움직였다. 달 언저리에 둥그렇게 생기는 구름 같은 허연 테!
달무리가 보였다. 나는 현관앞에서 한껏 고개를 젖혀 바라보았다. 평소와는 다르게 주머니에서 핸폰을 꺼내지 않았다. 좋은 생각을 품듯 달무리를 마음 깊이 담았다.
대한민국의 야생화 구절초 |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여성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