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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하소서` / 존 헨리뉴먼

기사승인 2023.01.24  19: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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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하소서
 
                            존 헨리뉴먼
 
인도하소서, 부드러운 빛이여,
사방은 어둠에 잠기오니 당신
나를 인도하소서.
밤은 깊고 집까지는 길이 멉니다.
나를 인도하소서.
내발을 지켜주소서.
먼 경지를 보려고 구하는 것이 아니오니
한 발치만 밝혀주시면 족하나이다.
 
전에는 이렇지 않았나이다.
당신 빛이 나를 인도해 달라고 기도한 적도 없었나이다. 나는 스스로 택하고 나의 길을 가기를 좋아하셨나이다.하지만 이제 나를 인도하소서.
 
나는 화려한 날을 좋아했고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나의 뜻은 교만에 차 있었나이다. 하지만 과거일랑 기억하지 말아 주소서. 당신의 힘이 나를 아직도 인도하여 주시리이다. 늪과 울타리를 넘고 개울과 자갈길을 넘어 밤이 가고 날이 밝을 때까지 나를 인도하여 주시리이다. 아침이 되면 그토록 보고자 하였건만 잠시 잊었던 저 천사들이 밝게 미소 지으리이다.

아멘.



부활절이 오기 전에 세례를 받는 동료 기자가 있다. 가톨릭에서는 세례 시에 영적 어머니, 아버지를 갖게 된다. 1970년대 중학생이었을 때에 아부지의 권유로 나는 성당을 다니게 되었다. 타이완에서 온 전인선생이 대전 선화동에 절을 세우고 엄마는 거길 다니게 되었다고 알고 있다. 모태신앙이라는 말을 굳이 새긴다면 나는 일관도(一貫道)인데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 교리를 배우고 다짐을 했다. 수도자가 되고 싶었다. 천사 같은 수녀님을 보고.

고교 시절에는 성소 모임을 빠짐없이 다녔고 신학원에도 합격을 했으나 나는 그 합격증을 들고 수도원에 입회를 하였다. 물론 수련장님의 권고가 있었으므로 이루어진 일이었다. 수련기를 6개월을 남기고 나는 2년 반의 수도생활을 접었다. 한동안 취업을 했었고 결혼을 했다. 자녀들을 성당 주일학교에 데리고 다니며 첫영성체까지는 받게 했지만, 그다음은 그들의 몫이라고 여겼다. 대녀도 한둘이 생기고 나보다 나이가 많은 동네 분에게도 대모를 하게 되었는데 지속가능한 시절들은 놓치고 말았다. 기도는 꾸준히 하며 주님의 은총이 있길 바란다. 동안 절실하지 못했던 주일 미사참례에 고해성사를 받았다. 가톨릭 입문 시절을 떠올리다가 사유가 길어졌다.

2023년 주님의 부활이 오기 전에 나는 참회와 정진으로 맘을 담고 영세 대모를 청한이에게 성심을 갖는다.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여성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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