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
김명숙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때론 참았던 울음 쏟아내어
무거워진 마음
가벼워질 수 있겠지요
예기치 않은 일에 발목 잡히고
믿었던 사람에게 상처도 받았지만
나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세상 뜻대로 되지 않아 가슴 답답하듯
하늘도 가끔은
울고 싶어진답니다
―
봄비, 단비가 감사한 아침이다.
내가 다섯 살 무렵이었다.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는데 군인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길을 막았다. 그날은 외출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온 기억이 있다. 그 후에 다시 가본 기억은 없는데 분명 아부지가 찍은 내 사진이 있었다.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헌장 앞에 내가 있는 모습이다. 나는 커서 내가 싫어졌을 때가 있었다. 그때 그 사진을 버렸다.
영원히 맘속에만 기억되는 사진 한 장을 나는 가끔 들여다본다. 오늘은 어린이날이다. 귀한 손녀를 만나는 날을 꼽는다. 짬짬이 사둔 동화책 「연어야 어디 가니?」와 「내 이름은 대부도 흰꽃별」, 「파우스트」 등을 챙겨 놓는다.
화살나무꽃 |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여성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