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의 근원
이애주
춤은 삶의 표현이고 시대의 몸짓이고 역사의 창조적 氣운동이다. 그 몸짓은 아마도 은근하게 빛을 발하며 움직이는 흰 그늘일 수 있고 검은 흐름일 수도 있다.
이 시대는 우리 모두 느끼듯이 평온할 수만은 없는 혼돈의 무질서로 중심이 있을 리 없다. 무릇 어떤 생명체이건 중심 없이는 지탱하기 힘들 터이고, 사람이란 동물이야 말해 무엇하랴.
그러한 사람의 몸뚱아리로 추는 춤은 어떠한 것인가. 삶의 중심 또한 흔들린 형편이면 삶의 몸짓인 춤은 오죽하랴. 사람의 몸짓이 몸짓다울 때 춤다울 것이고 바로 그것이 사람다움을 뜻한다.
이러한 근본적 망가짐은 우리 자신의 망가짐이고, 생명력 즉 살아있는 것의 죽어감이다. 그 심각한 상황을 그저 놓아둘 때 우리 목숨을 내팽개치는 꿀과 같게 된다. 누구 하나 제대로 나서지 못하는 겁쟁이들뿐이고, 수습하는 방법 또한 모르는 바보의 천국일까.
그렇다면 진실로 변질 안 된 순수하게 빛을 뿜어내는 아름다운 몸짓은 어떤 것이고 어디 있을까. 그것은 우리가 이미 가졌던 잃어버린 몸짓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몸 우리 의식 어느 구석에 움츠러들어 말라 있을지 모른다.
바로 그 티끌만 하게 굳어버린 알갱이의 껍질을 녹여내고 기운을 불어넣어 본래대로 되살려내는 것이 지금 우리의 몫이다.
바람맞이 태평춤 (사진 제공=이애주한국전통춤회) |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