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생 100주년, 김용 문학의 평가와 한·중 교류방안 모색
소설 「영웅문」 시리즈로 유명한 김용(金庸·진융·Jin Yong)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문학세계를 조명하는 기념행사가 열렸다.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중국 저장(浙江)대학교 문학원,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김용, 그의 삶과 문학 이야기’ 행사가 30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고려대 문과대학(서관) 132호에서 계속됐다.
고려대 이상우 문과대학장의 개회사와 저장대학교 펑궈둥(馮國棟) 문학원장의 축사로 시작한 학술행사는 ‘나와 김용’, ‘김용의 문학세계’라는 2개의 꼭지를 가지고 1부와 2부로 나눠 좌담회 방식으로 진행됐다.
노현구 저장대학교 교우회장이 사회를 맡은 1부는 학계와 재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장대학교 출신들이 나와 김용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자리에는 김용의 유일한 박사생 제자인 루 둔지(卢敦基, Lu Dunji) 중국 저장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이 학자로서의 김용 선생을 소개했다. 이어서 첸보(陈博·Chen Bo) 네오리진(NEORIGIN) 대표이사가 김용의 문학이 온라인 게임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30일 열린 ‘김용 탄생 100주년 학술행사’에서 저장대학교 관계자들이 김용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고점복 고려대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진행한 2부에는 같은 과 조동매 교수와 유경철 고려대 글로벌비즈니스대학 중국학전공 교수가 나왔다. 이들은 △김용 무협소설의 특징과 연구현황 △한국내 인기 원인을 조명하고 △작품에 내재된 장자적 사유 △다양한 장르로의 확산 △한·중간 민간교류에서 차지하는 역할 등을 분석하며 청중의 호기심을 끌어냈다.
학술행사는 청중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김용 무협 커뮤니티 회원은 간본에 따라 상이한 전개에 대한 호불호를, 고려대 중문학과 학생은 국내 인기 웹소설·웹툰의 기저를 장악하는 김용 소설의 경전으로써의 지위에 관해 문의했다.
이진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장은 폐회사를 통해 “대학 시절에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서 읽었고, 소설의 내용과 무공을 가지고 격하게 논박하기도 했다”면서 “백면서생이 비급을 얻어 혼탁한 강호를 평정하는 권선징악형 보편성이 떠올라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용 작가는 1955년 「서검은구록」을 시작으로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천룡팔부」 「소오강호」 「녹정기」를 거쳐 1969년 「월녀검」까지 총 15편의 소설을 연재하며 신필(神筆)로 불렸다. 그는 1959년에 홍콩에서 일간지 명보(明報)를 창간한 언론인이기도 하다.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저장대학교 인문학원장을 역임한 후, 2018년 10월 30일 향년 94세로 생을 마감했다.
고려대 측은 김준엽 고려대 前 총장이 저장대(당시 항저우대) 한국연구소 설립에 기여한 것을 계기로 저장대와 교류하고 있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고려대 문과대와 저장대 문학원은 지속적인 학술교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준엽 총장과 김용 작가는 각각 1923년(~2011)과 1924년(~2018)생으로 한 살 차이가 난다.
변자형 기자 asadan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