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과 알바생
조정화
안성 2공단에는
담배 연기 굴뚝으로 뱉어내며
일할 땐 카아카아카아 우는
공룡들이 산다
기계로 진화해 살아남은 공룡은
나이먹은 알바생의 손을 탔고
꿈속까지 스며들어 가
알바생이 탄 기차 지붕에 붙어
바다를 가로질렀다
중년 알바생은
공룡의 울음소리 닮은 비명이
새나가지 않게
잘 여며가며 일한다
늙은 여자 알바생은 남편도 없고
집시처럼 떠돌아서 서럽고
그래도 노동하는 시간만은 공룡같은 커다란 기계가 있어
옥탑 월셋방보다 든든하다
―
알바생들은
거대하게 진화한 공룡같은 기계를 사랑하고 의지한다.
거대한 공룡은 숨소리도 거칠다.
카아카아카아.
거친 숨소리가 혹시 탈이 날까
기계 공룡을 유심히 살핀다. 그들은
서울에서 가까운 소도시에서 일한다. 늙은 여자 알바생은
집시처럼 서러워도 옥탑 월셋방 보다 든든한 공룡기계를 사랑한다.
글: 시인 김정조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여성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