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맨 끝줄 소년>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Juan Mayorga) 원작인 연극 <맨 끝줄 소년>은 손원정 연출로 2019년 늦가을 예술의 전당에서 만날 수 있다.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2019.10.24-12.01 공연 |
<맨 끝줄 소년>은 문학교사 헤르만과 제자 클라우디오가 이끌어가는 이야기이다. 헤르만은 학생들이 제출한 형편없는 과제물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클라우디오의 글솜씨를 발견한다. 클라우디오는 아무도 자신을 볼 수 없는 맨 끝줄에 앉아서 타인의 삶을 조용히 그러나 면밀하게 관찰한다. 클라우디오의 눈(글)을 통해 만나는 라파 가족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일인가, 지어낸 것인가? 클라우디오의 글쓰기는 현실과 가상의 세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아무도 그 곳을 못보지만 거기 앉으면 다 볼 수 있는 맨 끝줄에 앉는다"는 사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인물마다 다름을 알려준다.
위대한 연극, 가장 좋은 연극은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이 작품의 공간은 보이지 않는 많은 경계선이 있다. |
<맨 끝줄 소년>의 연극은 무대를 마주하는 시작부터 관객의 흥미를 자극한다. 그 공간에는 몇개의 책상과 의자, 초록빛 스탠드, 무대 세면을 둘러 세워놓은 유리벽 등이 세련되고 정갈하게 배치돼 있었다. 극 공간에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느낄 수 없었다. 무대는 사실적 사고의 공간인 동시에 시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서 등장인물의 방향성, 시선, 걸음에 따라 관객이 이야기에 들어가 감상하기보다는 이야기 밖에서 관찰하게 하는 공연이었다.
해강 primegi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