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석양볕 벚꽃` / 이택규

기사승인 2024.04.07  21:24:30

공유
default_news_ad1

        석양볕 벚꽃 

                                이택규
 
4월 어귀 해질녘에
너를 그린다

봄은 밤조차 화려해서
꿈결에도 몸살에 겨워하는

무리 지었으나
홀로 실루엣이다

산마루 위
자프디엘 천사가 펼쳐놓은 석양노을 향해
겹겹층층 열 지어가는
하얀 길

빛 너울 번지는 길에
바라춤 추는 벚꽃잎 한 줌을
부처의 잔잔한 미소에 개어
너를 그린다


― “서리풀공원에 놀러 와.”라고 말했던 친구가 있었다. 그리곤 십 년이 훨씬 넘었다.
“그래도 할머니란 말은 아직 못 들어봤다 아이가.”
“못 온 사이 데크도 생기고 많이 변했네.”
“오솔길을 못 찾겠어. 여긴가 저긴가 물어봐야겠어.”
물어물어 집을 향해 간다는 것이 시계 반대 방향이어야 했는데 시계 방향으로 갔다.
“큰 길이 아니고 오솔길로 가고 싶었는데 말이야. 가지 못한 길은 나중에 가자.”
“와! 꽃비다. 꽃비가 내린다. 잘 왔네. 꽃비도 보고.”

 

그림: 이택규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여성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