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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학교 14기 및 동문 제위들, 화림사·진가사를 가다

기사승인 2024.03.19  21: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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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독립운동의 발자취가 어린 광저우 답사 (4)

■화림사(华林寺)

광효사에서 시간을 해찰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기대했던 화림사를 못볼 뻔했다. 나의 간절한 요청으로 잠깐이나마 들러 엄청난 문화재를 눈으로 볼 수 있었다. 화림사(华林寺)는 광저우시 리완구 하구로서래정가(广州市荔湾区下九路西来正街)에 위치해 있다. 이 사찰은 중국과 한국 불교 선종의 초조(初祖)인 달마대사의 발자취가 있는 곳인데, 보리달마중인문화교류지(菩提达摩中印文化交流地)로 광저우 불교 4대 총림의 우두머리이기도 하다.

보리달마(菩提达摩)는 양 무제(梁 武帝) 8년인 서기 527년에 광저우에 도착해 암자를 지었는데, 이때를 화림사와 선종의 창건시기로 보고 있다. 서쪽에서 왔다 하여 ‘서래암(西来庵)’이라 했다. 또한 중국에 불교를 전교하러 온 최초의 성지라서 ‘서래초지(西来初地)’라고도 한다. 광저우의 서래서(西来西), 서래동(西来东) 등의 지명도 여기에서 유래한다. 서래암(西来庵)으로 부르던 이 절은 순치 12년(1655)에 대웅보전을 처음 짓고, 다시 누각당 방찰실을 지은 뒤 화림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달마는 이곳에 머물며 당시 양 무제를 떠봤으나(有没有真功夫?) 뜻이 맞지 않아(话不投机) 장강을 건너 숭산의 소림사로 가서 면벽수양 9년을 하고, 그 유명한 게송(偈颂: 범어의 gatha를 음역한 게타(偈陀)의 약자인 偈자에, 찬양하다는 뜻을 가진 颂자를 붙인 말로 불경의 찬송가)을 남겼다고 한다.

吾本来此土  내가 본시 이 땅에 온 것은
传法救迷情  불법을 전하여 중생을 구함이라
一花开五叶  하나의 꽃이 다섯 잎으로 피어나니
结果自然成​  열매가 절로 이뤄지리라

화림사의 입구는 저잣거리 골목에 있어 절집인지 의아했지만, 들어가면 3만㎡ 규모의 시설에 오백나한당, 사리탑, 달마당 등의 건물군으로 구성돼 있다. 오백나한당(五百罗汉党)에는 삼보불을 모시는 것 외에도 각기 다른 모습과 얼굴을 한 황금빛의 오백나한상(五百罗汉像)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중에는 이탈리아 여행가 마르코 폴로의 목조상도 있다. 1963년 3월 광저우시 인민위원회가 이곳을 광저우시의 ‘문화재 보호 단위’로 발표했다.

 

좁은 골목의 화림사 진입로, 사리탑, 오백나한당안의 오백나한상

 


■진가사(陈家祠)
광효사와 화림사 모두 빠뜨릴 수 없는 유적이지만 이날의 하일라이트는 진가사(陈家祠)라고 하겠다. 진가사는 첫날 답사했던 서한남월왕박물관과 함께 광저우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광둥성 내 72개 마을에 살고 있는 천(陈)씨 일족의 사당으로 천씨 일족이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던 장소이자 과거 시험을 준비하는 서원(书院)의 역할을 겸했던 곳이다.

대지 1만5000㎡, 건면적 8000㎡로 건축구조는 3축 3진으로 나뉘며, 9개의 대청과 6개의 마당이 있다. 1890년부터 1984년까지 지어진 19동의 건물이 13,200㎡ 부지에 질서 정연하게 배치돼 있다. 입구에서부터 처마의 화려한 장식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용마루부터 난간, 기단 주춧돌에 이르기까지 빈틈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조각으로 채워져 있다. 나무나 돌을 조각한 것부터 점토를 이겨 구운 도자기 조각, 석회를 빚어 만든 조각 등 그 방식도 매우 다채롭다. 도자기 조각 겉면에 발린 황색, 녹색, 갈색, 청색 등의 유약은 화려함과 생동감을 주며 <삼국연의>, <수호지> 등의 스토리를 담은 조각도 있어 구석구석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진가사당(陈家祠堂)은 현존하는 가장 규모가 큰 광저우 전통건축물 중 하나이며 규모 또한 중국에서 가장 크고 보존도 잘된 데다 아름답게 장식된 사당식 건축물로 ‘영남건축예술의 명주(明珠)’로 불린다. 영남건축공예장식을 집대성하여 거의 모든 당, 원, 낭, 청, 문, 창, 난, 벽, 지붕마루와 들보(堂 院 廊 厅 门 窗 栏 壁 屋脊 架梁)에서 영남건축의 ‘삼조이소일주일화(三雕二塑一铸一画)’ 즉 목조·벽돌조·석조·도소·회소·동철주 및 채색벽화 등 건축장식의 뛰어난 기예를 망라해 보여주고 있다. 1930년대 독일의 ‘세계건축예술’과 영국의 ‘중국고대예술건축’ 두 권에 수록됐다.

진가사는 국가1급박물관으로서 광동민간공예박물관(广东民间工艺博物馆)이 있고 각종 진귀한 문물과 현대공예품 총 20,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그중 국가급 진귀한 문물만도 거의 3,000점에 육박한다. 광동성 내 박물관 가운데 명·청 이래 광동민간공예품이 가장 풍부한 박물관으로 석만도, 광채자기, 상아조각, 광동자수, 광저우목조, 벽돌조, 석조 등에서 다양한 기예가 담겨 있다. 진가사는 1988년 전국 중점 문화재 보호 단위로 지정되었고, 2002년 ‘신세기(양성팔경新世纪羊城八景)’의 하나로 선정되었으며, 2008년 국가 AAAA급 여유경구(旅游景区)로 선정되었다.

 

진가사의 화려사 처마장식, 천연석에 새긴 조각

―글: 희망래일 대륙학교 14기 오명윤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여성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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