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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헤는 하늘 길` / 한경숙

기사승인 2021.08.31  11: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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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을 헤는 하늘 길

                                        한경숙

가지 위에 해 그림자 서산을 넘는다
밤하늘엔
별들이 노래가 되어 들려오고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꽃길처럼 아름다운
별을 헤며 하늘길 간다
별빛 등불 되고 별 떨기 징검다리 되어
소꿉놀이 동무들과 함께 가는 고향 길
별을 헤며 하늘길 간다

 

조영선 「묵상」


어린 시절 평상에 누워 밤하늘에서 북두칠성 별자리를 찾는다. 별똥별이 반대편 하늘에서 떨어지자 언니와 오빠가 함성을 지른다.

누워있는 우리들 위로 박쥐가 날아가다. 그 순간 오빠가 벌떡 일어나 재빠르게 한 손으로 박쥐를 잡는다. 접힌 날개를 관찰하고선 곧바로 날려준다.

별 하나, 나 하나를 세다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이슬이 내린다. 평상이며 옷들이 축축해지려 한다.

“어서들 드가 자그래이!”

할머니의 지시가 내린다. 어두운데 평상 아래에 놓인 신발을 찾지 못하여 오빠는 그냥 맨발로 우리 둘을 업어서 마루까지 데려다준다. 

다시 찾는 고향엔 집도 평상도 없다. 노을 지는 하늘을 보며 돌아온다. 마을 청년회장이 주는 기념수건에서 유난하게 보드라움 느껴지던 어느 해 여름 끝 무렵을 기억한다.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여성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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