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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민덕희」가 주는 재미 속의 교훈

기사승인 2024.02.22  17: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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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스피싱범들 기다려라! 내가 잡으러 간다!

겨울비와 눈발이 날리는 2월 초, 「시민덕희」 영화를 보았다. 영화의 주제는 날로 지능화되는 보이스톡에 대한 주의와 경각심을 주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선택한 어르신 학습자 교육용 단체관람이었다.
「시민덕희」는 2024년 1월에 개봉한 따끈한 신작 영화로, 2016년 경기도 화성시의 세탁소 주인 김성자氏가 보이스피싱 총책 및 조직 전체를 붙잡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내 돈을 사기 친 그놈이 구조 요청을 해왔다!
운영하던 세탁소의 화재로 인해 절망에 빠진 덕희가 대출상품을 알아보던 어느 날, 거래 은행의 손 대리가 좋은 상품을 제안하겠다며 전화를 걸어온다. 대출에 필요하다며 이런저런 수수료를 요구한 손 대리에게 서둘러 돈을 보낸 덕희는 이 모든 과정이 보이스피싱이었음을 뒤늦게 알고는 충격에 빠진다. 은행에 쫓아가 손 대리를 찾고 난리를 피워보지만 손 대리는 엉뚱하게도 여성이었다.

그렇게 전 재산을 잃고 아이들과 공장에서 같이 일을 하는 덕희에게 손 대리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는데 놀랍게도 자신을 살려달라는 전화였다. 신고 후 경찰의 미적지근한 수사에 덕희는 항의도 수없이 하는데 결국 경찰이 수사를 포기한 사건임에도 참다못한 덕희는 손 대리도 구출하고 잃어버린 돈도 찾겠다며 중국어 특기와 사진 찍는 취미의 직장 동료들과 함께 중국 칭다오로 직접 날아간다. 경찰도 손 놓은 위험한 범죄의 소굴에 접근, 손 대리를 만나는데 성공. 총책의 동선까지 찾아내는 용감무쌍한 덕희의 활약에 모두는 통쾌한 대리만족을 할 수 있었다.

 

박영주 감독 영화 「시민덕희」(2024) 포스터

 

이 영화가 주는 즐거움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사실에 가까운 묘사와 이와 대비되는 주인공 일행의 코믹 연기가 분노와 웃음을 교차하게 하는 것이었다. 불의에 맞서는 정의의 사도를 보는 통쾌한 사이다 맛에 초등생처럼 박수를 쳐가며 관람했다.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접해왔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의 이야기는 범죄조직의 전형처럼 끔찍한 악행과 공포를 그대로 보여주며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제대로 알려주었다.

범죄조직을 운영해 가는 과정의 잔악무도한 모습들을 보면서 고액 해외 아르바이트 같은 광고에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보이스피싱의 폐해는 날이 갈수록 교묘해져서 검찰도 어렵다고 한다. 검사 사칭 범죄가 많다 보니 진짜 검찰조차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영화에서처럼 어렵지만 범죄자들을 찾아서 소탕하는 쾌거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특히 가장 시급한 것은 이런 범죄가 발을 붙이지 못하는 시스템 개발과 지속적인 관리가 절실하다. 믿고 사는 사회, 믿음이 사라지는 사회는 불행할 수밖에 없다.

우귀옥 기자 23ockj@hanmail.net

<저작권자 © 한국여성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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