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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판문점선언 2주년 맞아 427그루의 매화나무 심어

기사승인 2020.04.28  20: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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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관광재개국민운동본부 평화활동가… 4.27 개성 평화공원 매화심기

4.27 판문점선언 2주년을 하루 앞둔 26일(일) 오전 11시, 문산읍 임진각 망배단에 수도권 각지의 평화활동가들이 모였다. 개성관광재개국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 위원장 민승준)가 마련한 매화나무심기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33명의 참가자들은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지난 3월28일 개통된 경의중앙선 임진강역에서 하차하여 600m가량을 걸어서 이동했다. 몇몇은 운동본부가 사전에 매칭한 봉사자들의 차량에 탑승해 도착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의 원안은 4월5일에 개성 정도(定都) 1101주년을 기념하여 왕건의 꽃 매화를 고려의 꽃으로 널리 알리며 개성으로 향하는 1번 국도변에 매화숲을 조성하는 식목일 행사로 기획됐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협력하여 3주 미뤄 시행된 것이다.

민승준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2018년 판문점선언의 평화정신을 개성 송도팔경 백악청운에서 4.27개성평화공원으로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전세계가 공감하고 참여하는 생태평화공원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매화꽃 만발한 평화로운 남과 북을 오고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봉황의 형상이 그려진 고려국의 봉기(고려시대 의장기)가 휘날리는 가운데 개회식을 마친 평화활동가들은 장단출장소 옆 통일촌 마을박물관을 견학했다.
통일촌은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 서부전선 민간인통제보호구역(CCL) 안에 자리 잡은 마을로 군사분계선(MDL) 남방 4.5㎞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조산리 대성동 자유의 마을, 동파리 해마루촌과 함께 장단출장소 관할구역이다. 6.25전쟁 전에는 민씨, 최씨, 박씨, 이씨 등이 집성촌을 이루었으며 1973년 8월, 분단으로 인해 떠나야만 했던 고향으로 80호가 입주하여 현재 거주 가구의 다수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개성관광재개국민운동본부 민승준 조직위원장이 통일촌 마을박물관을 안내하고 있다. (아래 사진=이유리)
장단출장소에서 바라본 옛 개경의 진산(鎭山)인 송악산(松嶽山). 풍수에서 송악산은 머리를 풀어헤친 여인이 서쪽으로 머리를 두고 동쪽으로 다리를 뻗은 채 반듯이 누워 있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운동본부는 2주 전, 사전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카카오톡 투표를 통해 매화나무가 식수될 공간의 이름을 ‘4.27 개성 평화공원’(April 27 Panmunjom Declaration on Peace Kaesong Park)으로 명명했다.
4.27개성평화공원은 도라산역 통일부 남북출입사무소에서 2시 방향, 2㎞ 떨어진 지점의 군내삼거리 인터체인지 근방 도로변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국토관리청 소유의 약 4천평 부지로 송도팔경(松都八景) 중 다섯번째인 백악청운(白嶽晴雲) 백악산자락 앞 작은 동산이다. 이날 식수를 위해 사전에 땅고르기가 완료된 식재터는 전체의 1/10 정도 되는 400평 공간으로 군내삼거리 좌측북단 도로변이다.

식수를 위해 준비된 묘목은 4.27판문점선언이 발표된 2018년생 매화나무로 파주시 산림조합을 거쳐 법적 점유자 관리단체인 파주시 공원녹지과의 가로수공원에 가로수로 기증되는 형식을 취했다.
파주시 산림조합을 통해 묘목을 기증하는 등 이번 행사에 뜻을 같이 한 시민사회단체는 개성관광재개국민운동본부를 비롯하여 ▲평화요트 ▲통일코리아 ▲엠에스산업 ▲영토문화관 독도 ▲환경교통장애인경기도협회 ▲개성자전거 ▲남북교육연구소 ▲손기정기념재단 ▲향림도시농업체험원 ▲전국씨앗도서관협의회 ▲한국여성생활연구원 ▲휴먼스쿨 ▲6무농업연구회 ▲평화구조대 ▲파주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마니또여행사 ▲파주시청 ▲경기민족예술인총연합 하남민예총 ▲나누며하나되기 ▲화폐박물관 ▲개성공단남북협력병원 ▲통일촌마을회 ▲헤이리마을 ▲공주비행학교 ▲파주시 정의당 ▲파주시 통일지도자 ▲킹캉본부 ▲공간정밀 ▲환뮤직 ▲경의중앙선 독서열차 ▲5.3민주합창단 ▲한국요가문화협회 ▲동북아평화연대 ▲한국역사영토재단 등이다.

평화활동가들은 대목으로 접붙인 매화나무 묘목의 비닐을 제거한 후, 해마루촌에 거주하는 정강주 회장의 안내에 따라 두 삽 반 정도의 거리를 띄워 묘목이 들어갈 만큼 흙을 파내고 한 그루 한 그루 정성껏 나무를 심어나갔다.

26일 오후, 4.27개성평화공원에서 평화활동가들이 평화통일의 염원을 담아 매화나무를 심고 있다.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참여자 몇 사람의 소감을 듣는 순서가 마련됐다.

통일촌마을 이완배 이장의 인사말에 이어 노정선 연세대 명예교수는 “미국이 반대하고 유엔이 반대한다고 해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며 모두가 통일운동과 평화운동에 합심하여 매진할 것을 당부했다.
파주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이강석 회장은 “꿈꾸지 않으면 미래는 오지 않는다. 개성 만월대까지 민족이 하나되는 매화동산을 가꾸어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수택 환경운동가는 “오늘의 땀방울이 통일을 향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계속해서 이 운동을 이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휴먼스쿨 김익완 대표는 “2007년 3월에 개성공단 평화나무심기에 참가했다. 13년이 흘렀으니 송악산에 심은 매화나무도 매화꽃을 활짝 피울 것이다. 보고 싶다. 당시 함께 참가했던 학생들도 이제 많이 성장했을 것이다”며 감회에 젖었다.

김익완 휴먼스쿨 대표는 “오늘 매화숲 공원 조성은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며, 매화꽃 피고 매실열매 맺듯이 통일도 이뤄지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정강주 한국요가문화협회장도 “통일까지 뜻깊은 이 모임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함인숙 목사는 “통일을 위해 몸으로 봉사하는 축복된 날이다. 나무가 자라는 만큼 우리 후손들도 자랄 것이다. 통일을 이루는 날까지 멈추지 말자”고 강조했다.
이경진 선생도 “뜻깊고 보람된 하루다. 통일의 그날까지 화이팅하자”며 응원을 보탰다.

김성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이사장은 “남편(노정선 교수)이 오랜 세월 북한땅에 밤나무를 심는다고 난리더니 이제 밤은 어디가고 또 매화인지 모르겠다”면서 “무슨 나무가 됐든 유실수면 다 좋으니, 저 멀리 북녘땅까지 가게 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참가했다”고 너스레 놓아 좌중에 웃음을 선사했다.
정찬남 한국여성생활연구원장은 “원래 전공이 농학쪽인데, 이제서야 발을 들여놓는다. 우리나라의 자연보호와 평화통일 영역에 계속 함께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홍주 경기민예총 하남지부장은 “물을 주면서 대충대충하면 매화가 쉽게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평화통일운동도 마찬가지다. 나무가 자라듯 평화통일의 꿈도 무럭무럭 자라나기를 소망한다”고 말해 박수를 끌어냈다.

평화활동가들이 4.27개성평화공원에서 식수하는 동안 김은형(키보드), 김동환(클라리넷), 김대구(클라리넷) 연주자가 아침이슬, 만남, 보리밭, 그리운 금강산 등의 가요와 가곡, 클래식 음악을 연주해 주었다.

400그루에 가까운 매화나무 식수를 마친 평화활동가들은 다함께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보람찬 매화나무심기 일정을 마쳤다.

개성관광재개국민운동본부 평화활동가들이 26일 오후 장단면 남북출입사무소 인근 4.27개성평화공원에서 매화나무 식수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화활동가들은 고매한 매화의 향과 아치고절(雅致高節)의 기운이 한반도 전역에 가득 퍼져나가서 4.27 판문점 선언이 하루빨리 알찬 결실을 맺고 한반도에 영원한 평화가 정착하고 인류공영에 기여할 수 있기를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사진=평화요트 민지혜 선장)

민승준 위원장은 “두려움 속에서도 평화의 길을 걸어온 여러 선배님들과 위기를 이겨내도록 이끌어주시는 추진위원님과 평화활동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더하여 “남북 경제협력사업이 추진된다면 가장 먼저 재개될 곳은 서울에서 50㎞, 파주에서 7㎞ 거리에 있는 개성관광이 될 것”이라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태관광, 역사관광, 평화관광의 최적지로서 개성관광 활성화 방안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개성관광재개국민운동본부는 5월 중 토요일에 4.27개성평화공원 조성 기념석과 묘목 표지석을 마련하여 이날 심은 매화나무 묘목 물주기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변자형 기자 asadan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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